기업의 사회공헌은 흔히 거액의 기부나 일회성 이벤트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사회공헌은 단순한 금액보다 지속성과 참여 구조에서 가치가 드러난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 그룹이 아프리카 지원을 위해 쌓아 온 26억원의 기부금은 바로 그런 사례다.
BBQ는 국제 구호개발 NGO ‘아이러브아프리카’와 함께 2018년부터 아프리카 지역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2025년 말 기준 누적 기부액이 2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2억3000만원이 모였다. 단순히 금액만 놓고 보면 대기업의 대규모 기부와 비교해 거창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BBQ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이 기부는 고객, 가맹점, 본사가 함께 만드는 참여형 매칭 펀드 구조로 운영된다. 고객이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할 때마다 본사와 가맹점이 각각 10원씩 적립해 총 20원의 기금이 모인다. 소비자 한 명, 가맹점 한 곳의 작은 참여가 모여 수년 동안 수십억 원의 사회공헌 재원이 된 셈이다.
이 구조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기부 이상의 가치에 있다. 기업 혼자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아니라 소비자와 가맹점이 함께 만드는 사회적 연대라는 점이다. 소비 행위 자체가 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기업과 고객 사이의 관계를 단순한 거래에서 한 단계 확장시킨다.
더 주목할 부분은 지원 방식이다. BBQ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자립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케냐 카지아도 카운티 노레텟 지역에 설치된 ‘BBQ 치킨 농장&자립 캠프’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학생들에게 닭 사육과 농축산 기술을 교육하고, 계란과 닭고기를 판매해 지역 경제에 소득을 창출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일부 계란은 학교 급식에 활용돼 학생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나머지는 판매해 수익을 만든다. 산란기가 끝난 닭까지 판매하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도 마련했다. 단순히 도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접근이다.
교육 환경 개선 역시 중요한 축이다. BBQ는 노레텟 중학교 건립을 지원해 올해 1월 학교를 완공했으며, 물 부족 지역에는 우물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식수, 교육, 생계 기반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는 지역 공동체의 삶의 질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지속성, 참여, 그리고 자립. BBQ의 아프리카 지원 사업은 이 세 요소를 비교적 균형 있게 갖춘 사례로 볼 수 있다.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할 때마다 모인 20원의 기금. 그 작은 금액들이 모여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고, 우물을 만들고, 새로운 생계 모델을 만든다.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의 소비가 만들어내는 작은 변화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 기업의 사회공헌은 돈의 규모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다. BBQ의 26억원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일지도 모른다.


